2024.04.27 (토)
비가 세차게 내리는 어느 날, 한 남성이 비를 맞으며 창밖으로 상반신을 내밉니다. 그의 손에는 드라이기가 들려있었는데요.
바로 비에 젖은 비둘기를 말려주는 중입니다.
터키에서 촬영된 이 영상은 이웃 주민이 우연히 그의 모습을 목격해 카메라에 담아 인터넷에 공개한 것인데요.
비에 젖은 비둘기를 걱정하는 남성의 영상은 인터넷은 물론, 터키 언론에서도 크게 보도하며 전국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성의 정체가 드러났습니다. 그의 이름은 사바하틴 일마즈 씨로 동물을 사랑하는 평범한 남성이었습니다.
언론사의 인터뷰에 응한 그는 젖은 비둘기가 자신의 창가 앞에 앉은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먹이를 주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비둘기는 온몸을 사시나무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사바하틴 씨는 녀석을 따뜻하게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먹이를 쪼는 녀석의 등 뒤로 따뜻한 드라이기를 틀어주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비둘기는 따뜻한 바람 속에서 털을 말린 후 다시 날아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바하틴 씨는 비둘기에게 친절을 베푼 이유가 따로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 질문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제 눈앞에 추위에 떠는 생명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게 다입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사는 오늘날, 우리는 생명이란 가치마저 희소성으로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둘기 한 마리쯤으로 보였을지는 몰라도, 그에게는 소중한 생명 그 자체였습니다.
글 제임수
사진 ulak.news, 트위터/ulaknews
유튜브채널/TV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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